월급날만 기다리다 텅장 되던 제가 통장 4개 만들고 달라진 이야기

월급날만 기다리다 텅장 되던 제가 통장 4개 만들고 달라진 이야기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사회생활 3년 차까지 월급 관리라는 걸 거의 안 했습니다. 25일에 월급 들어오면 그냥 한 통장에 다 박아두고, 카드값 나가고, 친구들이랑 술 마시고, 어쩌다 옷도 사고. 그러다 보면 다음 달 20일쯤엔 잔액이 8만 원쯤 남아있는 거예요. 진짜 신기하죠. 분명 300 가까이 받았는데.

 

혹시 여러분도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 "이번 달은 도대체 어디다 쓴 거지?" 하면서 카드 명세서를 두 번 세 번 다시 보는 거.

 

저는 이게 의지의 문제인 줄 알았어요. 내가 의지박약이라서 돈을 못 모은다고. 근데 4년 전쯤 회사 선배가 술자리에서 "야, 너 통장 몇 개 쓰냐"고 물어보더라고요. 하나라고 했더니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었습니다. 그때부터 통장 쪼개기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1년 만에 1,200만 원 정도가 모였습니다. 월급은 거의 그대로였는데요.

월급날만 기다리다 텅장 되던 제가 통장 4개 만들고 달라진 이야기

 

제가 쓰는 통장 4개, 솔직한 구성

 

거창한 시스템은 아니에요. 진짜 별거 없습니다. 다만 각 통장의 '역할'을 명확히 나눠둔 게 핵심이에요.

 

첫째, 월급 통장. 이건 그냥 거쳐가는 곳입니다. 월급이 들어오면 그날 바로, 혹은 다음 날 자동이체로 다른 통장들로 쫙 흩어보내요. 저는 월급 통장에 잔액을 일부러 30만 원 정도만 남겨둡니다. 비상금 겸 통장 유지용이죠.

 

둘째, 고정지출 통장. 월세, 관리비, 보험료, 통신비, 넷플릭스, 정수기 렌탈… 이런 거 다 여기서 빠져나가게 해뒀어요. 제 경우엔 매달 87만 원 정도가 여기로 들어옵니다. 처음에 이걸 다 합쳐봤을 때 좀 충격이었어요. "내가 가만히 있어도 매달 87만 원이 사라진다고?" 이 통장은 사실상 건드릴 일이 없습니다. 카드 연결도 안 해놨어요.

월급날만 기다리다 텅장 되던 제가 통장 4개 만들고 달라진 이야기

 

셋째, 생활비 통장. 식비, 교통비, 쇼핑, 술자리, 데이트 비용. 한 마디로 '쓰는 돈' 전용입니다. 저는 여기에 매달 80만 원을 넣고, 체크카드 하나만 물려놨어요. 신용카드 안 쓰는 게 제 나름의 규칙입니다. 사실 신용카드 혜택이 더 좋다는 거 알아요. 근데 저처럼 의지박약인 사람은 그냥 체크카드가 답이더라고요. 잔액이 눈에 보여야 멈춥니다.

 

넷째, 저축·비상금 통장. 나머지는 다 여기로. 저는 이걸 또 두 개로 쪼개서, 진짜 못 건드리게 만든 적금 통장이랑, 비상시 꺼낼 수 있는 파킹통장으로 나눠뒀어요. 비상금은 보통 월급 3개월치 정도 모아두면 마음이 편하다고들 하던데, 저는 사실 그것보다 좀 적게 가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요.

 

비율이요? 저도 처음엔 50:30:20 따라했어요

 

월급날만 기다리다 텅장 되던 제가 통장 4개 만들고 달라진 이야기

유튜브 보면 다들 그러잖아요. 생활비 50, 저축 30, 자기계발 20. 근데 저는 이게 사람마다 진짜 다르다고 봅니다. 서울에서 자취하는 사람이랑, 부모님 집 사는 사람이랑 어떻게 같아요.

 

저는 처음엔 그 비율 따라 해봤는데 두 달 만에 무너졌어요. 월세가 비싼 동네라 50%로는 어림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 상황에 맞게 다시 짰습니다. 고정지출 35%, 생활비 30%, 저축 30%, 나머지 5%는 그냥 '몰라요' 통장. 갑자기 경조사 생기거나, 친구 결혼식 가거나, 부모님 생신 챙기거나 할 때 쓰는 돈이에요.

 

이 '몰라요 통장'이 진짜 신의 한 수였습니다. 예전엔 경조사 한 번 생기면 그달 예산이 다 망가졌거든요. 근데 따로 빼두니까 마음이 너무 편해요.

 

자동이체 날짜, 이거 진짜 중요합니다

 

월급날만 기다리다 텅장 되던 제가 통장 4개 만들고 달라진 이야기

제가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던 부분인데요. 처음엔 월급날인 25일에 모든 자동이체를 몰아놨어요. 근데 회사 사정으로 월급이 하루 늦게 들어온 적이 있는데, 그날 자동이체 전부 연체됐습니다. 카드값까지요. 진짜 식은땀.

 

그래서 지금은 월급 들어온 다음 날인 26일에 다 빠져나가게 세팅해뒀어요. 하루 여유를 두는 거죠. 별거 아닌 거 같은데 이거 하나로 마음의 평화가 완전 달라집니다.

 

그리고 저축은 무조건 '월급 들어오자마자' 빠져나가게 해두세요. 쓰고 남은 돈 저축하면 절대 안 모입니다. 이건 제가 3년 동안 체험으로 배운 진리예요. 남는 돈은 없어요, 영원히.

 

 

쓰다 보니 길어졌네요. 사실 통장 쪼개기라는 게 대단한 재테크 비법은 아닙니다. 그냥 돈에 이름표를 붙여주는 것뿐이에요. "너는 월세 낼 돈, 너는 밥 사 먹을 돈, 너는 미래의 나한테 갈 돈." 이렇게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마세요. 저도 1년 넘게 비율 바꾸고, 통장 옮기고, 은행 갈아타고 그랬어요. 일단 두 개로라도 쪼개보세요. 쓰는 돈이랑 안 쓸 돈. 그것만 해도 한 달 뒤에 잔액이 다를 거예요.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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