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7통 쌓아두고 깨달은 것들, 순서가 진짜 중요하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한때 영양제 부자였어요. 화장대 옆 서랍을 열면 종합비타민, 마그네슘, 오메가3,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D, 밀크씨슬, 철분제까지. 한 일곱 통? 여덟 통? 아침에 한 움큼씩 털어 넣고 물 한 컵으로 꿀꺽. 그렇게 1년 넘게 먹었는데,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거 다 제대로 흡수되긴 하는 걸까?
작년 봄쯤이었나. 친구가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너 그거 다 같이 먹으면 서로 싸운다던데?" 처음엔 무슨 소린가 싶었어요. 영양제가 싸운다니. 그런데 찾아보니까 진짜 맞는 말이었어요. 그때부터 제가 영양제 먹는 순서랑 시간을 진지하게 다시 짜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직접 부딪혀본 영양제 짝꿍과 원수 관계
가장 먼저 알게 된 건 칼슘이랑 철분이 같이 먹으면 서로 흡수를 방해한다는 거였어요. 저는 빈혈기가 좀 있어서 철분제를 챙겨 먹는데, 종합비타민에 칼슘이 들어 있더라고요. 두 개를 같은 시간에 털어 넣었으니 사실 효과가 반감됐겠죠. 지금은 철분은 아침 공복에, 칼슘 들어간 종합비타민은 저녁 식후로 분리해서 먹습니다.
그리고 이게 좀 재밌었는데, 비타민C랑 철분은 또 친한 사이예요. 비타민C가 철분 흡수를 도와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컵 마시고, 비타민C 한 알이랑 철분제를 같이 먹어요. 오렌지주스 한 모금 곁들이면 더 좋다는 말도 있던데,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침부터 주스 마시기엔 좀 부담스러워서요.
지용성 비타민, 그러니까 비타민 A, D, E, K 그리고 오메가3 이런 애들은 기름이랑 같이 먹어야 흡수가 잘 돼요. 그래서 저는 무조건 식후에 먹어요. 특히 아침을 토스트에 계란이나 아보카도 같이 먹는 날에는 비타민D랑 오메가3를 챙기죠. 공복에 먹으면 그냥 변기로 직행한다는 얘기도 있어요. 물론 과장이겠지만, 효과 차이는 진짜 있는 것 같아요.
시간대별로 제가 정착한 루틴
혹시 여러분도 아침에 영양제 몰아 먹는 스타일인가요? 저도 그랬는데 지금은 하루 세 번에 나눠서 먹어요. 너무 번거롭지 않냐고요? 솔직히 처음엔 귀찮았어요. 근데 한 달쯤 하니까 그냥 습관이 되더라고요.
아침 공복엔 비타민C랑 철분제. 그리고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아침 먹고 비타민D, 오메가3를 챙겨요. 점심은 보통 회사에서 먹으니까 영양제는 안 가져가요. 가져가봐야 깜빡하거든요. 저녁 식후에는 마그네슘이랑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습니다.
마그네슘은 저녁에 먹는 게 진짜 신의 한 수였어요. 잠이 잘 와요. 이건 개인차가 있다고는 하는데, 저는 효과를 확실히 본 케이스예요. 예전엔 새벽 두세 시까지 뒤척였는데 마그네슘 저녁 복용으로 바꾼 뒤로는 12시 전에 잠들어요. 물론 핸드폰을 안 본다는 전제하에요. 핸드폰 보면 마그네슘이고 뭐고 없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저도 의견이 갈려서 헷갈렸어요. 어떤 데선 공복, 어떤 데선 식후라고 하더라고요. 제품마다 달라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제품 뒷면에 쓰인 대로 먹어요. 제가 먹는 건 저녁 식후 권장이라서 그렇게 하고 있고요.
영양제 끊고 알게 된 것
이게 좀 의외의 얘긴데, 작년 여름에 한 달 정도 영양제를 다 끊어본 적이 있어요. 여행 가면서 깜빡 두고 갔거든요. 그런데 신기하게 별 차이를 못 느꼈어요. 잠도 그럭저럭 잤고, 컨디션도 비슷했어요.
그때 깨달은 건, 영양제는 어디까지나 보조라는 거예요. 잠 잘 자고 밥 잘 먹고 물 잘 마시는 게 영양제 열 통보다 낫다는 거죠. 너무 뻔한 얘긴데 진짜예요. 요즘은 영양제 가짓수를 좀 줄였어요. 비타민D, 오메가3, 마그네슘, 프로바이오틱스 정도. 종합비타민도 가끔 까먹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영양제는 약이 아니에요. 저는 의사도 약사도 아니라서 의료 조언은 못 드리지만, 본인이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꼭 약사님이나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세요. 항응고제 드시는 분이 오메가3 막 드시면 안 되고, 갑상선약 드시는 분은 칼슘이랑 시간 띄워야 하고, 이런 디테일은 전문가한테 확인받는 게 맞아요.
저는 그냥 제 경험을 나누는 거예요. 영양제 통 일곱 개 쌓아두고 한꺼번에 털어 넣던 시절에서, 시간 나눠서 천천히 먹는 사람으로 바뀌고 나서 뭔가 더 챙긴다는 기분이 들어요. 효과를 보든 안 보든, 적어도 내 몸한테 신경 쓴다는 그 느낌이요. 그게 영양제 먹는 진짜 이유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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