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혈당 110 찍고 시작한 3개월, 제가 진짜 바꾼 것들

작년 11월 회사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고 살짝 당황했어요. 공복혈당 110. 정상은 100 미만이고, 126 넘으면 당뇨라고 하니까 딱 그 중간, 소위 말하는 "당뇨 전 단계"였던 거죠. 의사 선생님은 "운동하시고 식습관 좀 신경 쓰세요" 정도로 가볍게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게 더 무서웠어요.
사실 저희 아버지가 50대에 당뇨 진단 받으셨거든요. 그래서 "올 게 왔구나" 싶었달까요. 그날부터 뭔가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가장 먼저 바꾼 건 의외로 '아침'이었어요
제가 원래 아침을 거의 안 먹는 사람이었어요. 출근길에 편의점에서 커피랑 단팥빵, 아니면 회사 가서 믹스커피 두 잔. 이게 한 5년 정도 된 루틴이었습니다. 근데 검색해보니까 이런 식의 아침이 혈당을 들었다 놨다 하는 데 진짜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바꿨어요. 삶은 계란 두 개에 방울토마토 몇 개, 아니면 그릭요거트에 견과류. 정말 별거 아닌데, 한 2주쯤 지나니까 오전에 졸리던 게 확실히 줄었어요. 혹시 여러분도 점심 먹기 전에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는 경험 있으신가요? 저는 그게 단순히 피곤한 줄 알았는데, 아침에 단 거 먹고 혈당이 치솟았다 떨어지는 거였더라고요.
물론 이게 모든 사람한테 똑같이 적용되는지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근데 저한테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운동, 거창하게 시작했다가 망한 이야기
처음엔 막 헬스장 6개월 끊고, PT도 알아보고 그랬어요. 결과요? 2주 다니고 안 갔습니다. 진짜 부끄럽지만 사실이에요.
그러다가 그냥 점심시간에 20분 걷기로 바꿨어요. 회사 근처 공원을 한 바퀴 도는 정도. 별거 아니죠. 근데 이게 식후에 혈당 올라가는 걸 잡아준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제가 가정용 혈당측정기를 하나 샀거든요. (2만원대로 살 수 있어요.) 점심 먹고 바로 앉아있을 때랑, 걷고 왔을 때랑 진짜 수치가 달랐어요. 평균 20 정도 차이가 나더라고요.

작은 거 하나 더. 저녁 먹고 설거지하고 바로 소파로 가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걸 끊고 10분이라도 집 안을 서성거리거나 스트레칭을 했어요. 별거 아닌데 이게 누적되니까 다르더라고요.
술이랑 야식, 이게 진짜 어려웠습니다
식단 바꾸는 것보다 솔직히 더 힘들었던 게 이거예요. 저는 일주일에 세 번은 맥주를 마셨거든요. 치킨이랑 같이. 이걸 끊으라는 게 아니라, 횟수를 줄이는 것만 해도 처음엔 진짜 스트레스였어요.
제가 쓴 방법은요, 일단 평일엔 무조건 안 마시기. 주말에 한 번, 마실 거면 제대로 마시자. 이렇게 정했어요. 그리고 야식 대신 따뜻한 차나 무가당 두유로 대체했습니다. 처음 2주가 진짜 고비였어요. 밤 11시쯤 되면 뭔가 입이 심심한 거 아시죠? 그때마다 양치질을 했어요. 이상하게 양치하고 나면 먹기 싫어지더라고요.

3개월 뒤 다시 측정해봤더니
올해 2월에 동네 내과에서 다시 피검사를 했어요. 공복혈당 96. 정상 범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체중도 4kg 정도 빠졌고요. 사실 제가 막 드라마틱하게 바꾼 건 아니에요. 아침 바꾸고, 점심 후 걷고, 술 줄이고, 야식 안 먹고. 이게 다예요.
그런데 한 가지 깨달은 건, 이게 "당뇨 예방"이라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그냥 일상이 좀 더 가벼워지는 느낌이라는 거예요. 오후에 안 졸리고, 아침에 일어날 때 덜 무겁고, 옷 입을 때 편하고.
여러분이 만약 검진 결과에서 애매한 숫자를 봤다면, 너무 겁먹지도 말고 그렇다고 무시하지도 마세요. 저도 그랬지만 "전 단계"는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단계더라고요. 지금 작은 거 하나라도 바꿔보는 게, 나중에 약 먹는 것보다 훨씬 쉽다는 거. 이거 하나만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제 경험이고, 본인이 걱정되시면 꼭 병원 가서 제대로 상담 받아보세요. 저도 결국엔 의사 선생님 말씀 듣고 시작한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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