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혼자 떠나기 전, 제가 진짜 후회했던 것들 (3박 4일 체크리스트)

제주도 혼자 떠나기 전, 제가 진짜 후회했던 것들 (3박 4일 체크리스트)

작년 11월이었어요. 회사에서 진짜 별것도 아닌 일로 한참 시달리고 나서, 금요일 밤에 충동적으로 제주행 비행기를 끊었습니다. 토요일 새벽 6시 50분 김포 출발. 그때 제 손에는 백팩 하나랑 캐리어 하나밖에 없었어요.

 

근데 도착해서 알았죠. 아, 나 진짜 준비 하나도 안 했구나.

 

그래서 오늘은 그때의 저처럼 충동적으로 제주를 떠나려는 분들, 혹은 처음 혼자 여행을 가시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직접 부딪히면서 정리한 체크리스트를 풀어볼까 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뻔한 리스트 말고요. 진짜로 "이거 없어서 후회했다" 싶은 것들 위주로요.

 

가기 전에 꼭 정해야 할 것들

 

일단 동선이에요. 동선. 이게 진짜 중요합니다.

 

제주도가 작아 보이죠?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근데 막상 가보면 동쪽 끝 성산일출봉에서 서쪽 끝 한림공원까지 차로 1시간 30분이 그냥 걸려요. 혼자 운전하면서 그 시간을 견디는 거, 생각보다 진 빠집니다. 특히 해 지고 나서 1132번 도로 달리다 보면 가로등도 별로 없고 좀 무서워요.

제주도 혼자 떠나기 전, 제가 진짜 후회했던 것들 (3박 4일 체크리스트)

 

그래서 저는 이렇게 추천드려요. 하루에 한 권역만. 동쪽 가는 날은 동쪽만, 서쪽 가는 날은 서쪽만. 욕심내서 "성산일출봉 보고 협재 해변 가야지!" 하면 진짜 차에서 반나절을 보내게 됩니다.

 

숙소도요. 저는 처음에 매일 다른 곳에서 자면 좋겠다 싶어서 3박을 세 군데로 나눴거든요. 결과는? 매일 짐 싸고 푸는 데 1시간씩 까먹었어요. 다음에는 무조건 한 군데, 길어도 두 군데로 끊을 거예요. 혹시 비슷한 고민하시는 분 있다면 그냥 제주시나 서귀포 둘 중 하나에 베이스 잡으세요. 진심입니다.

 

렌터카는 출발 일주일 전엔 예약하시고요. 성수기 아니어도요. 제가 11월 비수기에 갔는데도 전날 예약하니까 경차밖에 안 남아 있었어요. 가격도 두 배.

 

캐리어에 들어가야 할 것, 빼도 되는 것

 

제주도 혼자 떠나기 전, 제가 진짜 후회했던 것들 (3박 4일 체크리스트)

이게 제가 제일 하고 싶은 얘기예요.

 

먼저 꼭 챙겨야 할 것들:

- 얇은 바람막이 (제주 바람 진짜 장난 아닙니다. 6월에도 협재 해변 가면 추워요)

- 운동화 + 슬리퍼 (오름 올라가려면 운동화 필수)

- 보조배터리 (사진 찍다 보면 배터리 훅 갑니다)

- 멀미약 (해안도로가 의외로 굽이굽이예요)

- 상비약 (혼자 아프면 진짜 서럽습니다. 제가 둘째 날 새벽에 배탈 났는데 편의점까지 걸어가는 그 길이 어찌나 길던지)

 

빼도 되는 것: 드라이기, 샴푸, 수건 같은 거요. 어지간한 숙소엔 다 있어요. 캐리어 무게만 늘립니다.

 

아, 그리고 이건 좀 부끄러운 얘긴데. 저는 처음에 "혼자 여행이니까 책 읽어야지" 하면서 두꺼운 책 두 권을 가져갔어요. 한 페이지도 안 읽었습니다. 진짜 한 글자도요. 혼자 여행 가면 생각보다 멍 때리거나 사진 정리하느라 책 펼 시간이 없어요. 가볍게 가세요.

제주도 혼자 떠나기 전, 제가 진짜 후회했던 것들 (3박 4일 체크리스트)

 

혼자라서 더 신경 써야 하는 것들

 

이건 진짜 다녀와서야 알게 된 건데요.

 

식당 미리 알아두기. 이게 진짜 중요해요. 제주도 맛집들 중에 1인 손님 안 받는 곳 의외로 많습니다. 흑돼지집 같은 데는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한 곳이 태반이에요. 저는 첫날 저녁에 유명한 흑돼지집 갔다가 입구에서 거절당하고 편의점 도시락 먹었어요. 진짜 서글펐습니다.

 

그래서 혼자 가시는 분들은 1인 가능한 식당 리스트를 미리 메모해두세요. 고기국수집, 해장국집, 카페형 브런치 같은 곳은 대부분 괜찮아요. 흑돼지나 갈치조림 같은 건 포장해서 숙소에서 먹는 것도 방법이고요.

 

그리고 사진. 이거 어떻게 하실 건가요? 사실 저도 잘 모르겠는데, 셀카봉 들고 다니는 것도 좀 그렇고, 지나가는 사람한테 부탁하는 것도 매번 부담이고. 저는 그냥 삼각대 작은 거 하나 챙겨갔는데 이게 신의 한 수였어요. 다이소에서 만 원짜리. 풍경 사진 찍을 때 같이 셀프 타이머로 찍으면 인생샷 건집니다.

제주도 혼자 떠나기 전, 제가 진짜 후회했던 것들 (3박 4일 체크리스트)

 

마지막으로 안전. 제주도 치안 좋다고들 하시는데, 혼자 밤에 한적한 해안도로 가는 건 추천 안 드려요. 특히 가로등 없는 곳. 저는 표선 쪽 어느 해변에서 별 보려고 갔다가 너무 어둡고 사람도 없어서 5분 만에 도망 나왔어요. 별 보고 싶으시면 차라리 1100고지 휴게소처럼 사람 있는 곳에서 보세요.

 

자, 이 정도면 어지간한 건 다 정리한 것 같아요. 사실 혼자 여행은 준비물보다 마음가짐이 더 중요한 것 같기도 하고요. 누구 눈치 안 보고 내가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거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는 거. 그게 혼행의 진짜 매력이잖아요.

 

혹시 가시기 전에 더 궁금한 거 있으시면 댓글로 물어봐주세요. 제가 아는 선에서는 다 답해드릴게요. 다녀오시면 후기도 들려주시고요. 좋은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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