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6개 챙겨먹다 깨달은 것들 — 순서가 진짜 중요하더라고요

작년 가을이었나.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보고 좀 놀랐어요. 비타민D 수치가 18이었거든요. 정상 범위가 30 이상이라는데, 거의 절반 수준이었던 거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영양제를 챙겨먹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처음엔 그냥 한꺼번에 털어넣었어요. 아침에 물 한 컵이랑 같이 우르르.
근데 한 달쯤 지나니까 속이 영 불편하더라고요. 특히 빈속에 먹은 날은 종일 메스꺼웠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약사 친구한테도 물어보고 하면서 알게 된 것들을, 제 경험 위주로 풀어볼게요.
아침에 먹어야 좋은 것들, 저녁에 먹어야 좋은 것들
제가 가장 먼저 바꾼 건 비타민B군이에요. 이거 저녁에 먹으면 잠이 안 와요. 진짜로. 처음엔 그냥 우연인가 했는데, 며칠 연속 새벽 2시까지 말똥말똥하길래 검색해봤더니 B군이 에너지 대사랑 관련이 있어서 아침에 먹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무조건 아침 식사 직후에 먹어요.

반대로 마그네슘이랑 칼슘은 저녁으로 옮겼어요. 마그네슘은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된다는 얘길 듣고 자기 두 시간 전쯤 먹는데, 솔직히 플라시보인지 진짜 효과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종아리에 쥐 나는 일이 확실히 줄긴 했어요. 한 달에 두세 번씩 새벽에 깨던 게 거의 없어졌거든요.
비타민D는 저는 아침 식사 때 먹어요. 지용성이라 기름기 있는 음식이랑 같이 먹어야 흡수가 잘 된다고 해서요. 계란 프라이나 아보카도 토스트 먹을 때 같이 삼키면 딱이에요. 빈속에 물이랑 먹으면 거의 흡수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이거 모르고 6개월 동안 공복에 먹은 분도 봤어요. 좀 안타깝죠.
같이 먹으면 안 되는 조합이 있더라고요
이건 진짜 의외였는데, 칼슘이랑 철분은 같이 먹으면 서로 흡수를 방해해요. 저는 빈혈 끼가 있어서 철분제도 챙기는데, 칼슘이랑 최소 2시간은 띄워서 먹어요. 아침에 철분, 저녁에 칼슘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커피랑 녹차요. 혹시 여러분도 영양제 먹고 바로 커피 드시나요? 저도 그랬는데, 카페인이랑 탄닌이 철분이나 칼슘 흡수를 방해한대요. 그래서 지금은 영양제 먹고 최소 30분은 기다렸다가 커피 마셔요. 아침 루틴이 좀 길어지긴 했는데, 어차피 출근 준비하다 보면 그 정도 시간은 금방 가요.

오메가3는 제가 좀 헤맸던 영양제예요. 처음엔 아침에 먹었는데 비린 트림이 종일 올라오더라고요. 그게 너무 싫어서 저녁 식사 직후로 옮겼더니 그나마 괜찮아졌어요. 그리고 냉장 보관하면 비린내가 덜하다는 팁도 있어요. 캡슐 자체를 차갑게 해서 먹으면 식도 지날 때 덜 풀려서 그렇다네요. 사실 저도 원리는 잘 모르겠는데, 효과는 확실해요.
제가 지금 쓰고 있는 하루 루틴

참고삼아 제 일과를 적어볼게요. 어디까지나 제 몸에 맞춰 찾아낸 거라, 다른 분들한텐 또 다를 수 있어요.
아침 7시쯤 식사하면서 비타민D랑 비타민B군을 먹어요. 그리고 30분 정도 지나서 커피를 마시죠. 점심에는 따로 안 챙겨요. 처음엔 점심에도 뭐 먹어야 하나 싶었는데, 너무 빡빡하게 하면 오래 못 가더라고요.
저녁 식사 후엔 오메가3랑 프로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는 식후가 좋대요. 위산이 음식 소화하느라 분산돼서 유산균이 더 잘 살아남는다고요. 그리고 자기 한 시간 전쯤 마그네슘. 이게 제 풀세트예요.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영양제 먹는 거 깜빡하는 분들 많으시잖아요.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 식탁 위에 작은 요일별 케이스를 놓고, 일요일 저녁에 일주일치를 미리 분류해둬요. 이거 하나 바꿨는데 복용 빈도가 거의 두 배로 늘었어요. 약이 손 닿는 곳에 보여야 먹게 되더라고요.

여섯 달 정도 이 루틴을 지키니까 다음 검진 때 비타민D 수치가 42까지 올라왔어요. 물론 영양제만의 효과는 아니겠죠. 햇볕도 좀 더 쬐려고 노력했고, 식단도 신경 썼으니까요. 근데 확실한 건, 같은 영양제라도 언제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몸이 느끼는 게 달라요.
영양제는 약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꾸준함이랑 흡수율이 중요한 것 같아요. 비싼 거 하나 사놓고 아무 때나 먹는 것보단, 저렴해도 제대로 챙겨먹는 게 훨씬 낫다고 저는 믿어요. 혹시 지금 영양제를 먹고 있는데 별 효과를 못 느끼신다면, 종류를 바꾸기 전에 먹는 시간부터 한번 점검해보시는 거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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